르엘 l Return To The Forest
logo
2024년 6월 26일(수)
지면보기
구독
My Lawtimes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EC%A7%81%EA%B6%8C%EB%82%A8%EC%9A%A9%EA%B6%8C%EB%A6%AC%ED%96%89%EC%82%AC%EB%B0%A9%ED%95%B4
검색한 결과
74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부동산·건축
조세·부담금
[판결] 3자간 등기명의신탁자 취득세 납세의무 성립일은 '잔금지급일'
부동산 매수인이 3자간 등기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했다가 이후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마친 경우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부의무는 잔금지급일에 성립하고 등기일에 새로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2일 A주식회사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청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4두4311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구 지방세법 제105조 2항은 부동산의 취득에 있어서는 민법에 의한 등기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한 때에는 이를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매수인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에 앞서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한 경우 사실상의 잔금지급일에 구 지방세법 제105조 2항에서 규정한 '사실상 취득'에 따른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것이므로, 이후 매수인이 그 부동산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더라도 잔금지급일에 성립한 취득세 납세의무와 별도로 등기일에 새로운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판결문 보기 대법원은 이같은 법리가 3자간 등기명의신탁 사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의 매수인 지위는 일반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의 지위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으므로, 명의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유로 이미 성립한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가 소급해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명의신탁자가 자신의 명의로 등기를 마친 것은 잔금지급일에 사실상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 취득의 형식적 요건을 추가로 갖춘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영한·김신·이기택·김재형·조재연 대법관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명의신탁자에게는 구 지방세법 제105조 2항이 적용될 수 없다"며 "취득세의 유통세로서의 성격과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지위 등을 고려하면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는 명의수탁자와 명의신탁자 명의로 등기를 할 때 각 등기 명의자에게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다고 봐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명의신탁약정을 기초로 부동산 등기가 마쳐지는 경우 누구에게, 언제 취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지와 관련해 납세자와 과세관청 사이에 분쟁이 계속돼 왔다"며 "이번 판결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의 취득세 납세의무도 일반 매수인과 마찬가지로 잔금지급일에 성립한다고 다시 한번 확인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고 취득세 법률관계를 명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사는 2006년 12월 B사로부터 용인시에 있는 토지를 매수하면서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고, 3자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2007년 12월 직원인 C씨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C씨 명의로 취득세와 등록세를 납부했다. 처인구청은 2011년 11월 A사가 실제 취득자라는 이유로 A사에 취득세를 부과했고 A사는 이에 따라 취득세를 냈다. A사는 2012년 5월 A사 명의로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구청에 취득세 등 1700여만원을 신고하고 납부했다. A사는 2012년 10월 취득세 등을 이중으로 납부했다는 이유로 마지막으로 납부한 금액의 환급을 요구했지만 구청이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2심은 "A사가 이미 토지를 사실상 취득한 후에 형식적 요건을 추가로 갖춘 것에 불과해 새로운 취득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구청의 거부처분은 위법하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21699697140_152137.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매수인
등기
취득세
매수
매매
이세현 기자
2018-03-22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부동산 소유자 사망 후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 ‘원인무효’
땅을 판 부동산 매도인에게 그 땅을 처분할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이 매매를 근거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일뿐만 아니라 취득시효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와 B씨 등 5남매의 아버지인 C씨는 1992년 1월 6일 사망했다. 그런데 사망 당일 C씨 소유의 모든 땅이 장남인 B씨의 인척 D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사실이 밝혀졌다. C씨가 장남 B씨 아내의 이종사촌인 D씨에게 땅을 모두 판 것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 이 땅은 2003년 4월 B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사실을 안 A씨 등 딸 4명은 "아버지가 생전에 땅을 딸들에게 물려준다고 했었다"며 장남인 B씨가 D씨를 내세워 땅을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D씨는 재판과정에서 "C씨가 생전에 돈을 자주 빌려갔고 차용금에 대한 변제조로 땅을 준 것"이라고 맞섰다. 1심은 "사망한 C씨와 D씨 사이에 매매계약이 없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D씨 앞으로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소유자인 C씨의 사망 이후 이뤄진 등기이므로 원칙적으로 원인무효이고, 이에 기초해 마쳐진 B씨의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아버지 사망이전부터 지금까지 해당 부동산들을 점유하면서 경작한 점 등을 볼 때 B씨는 늦어도 2003년부터는 선의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이 부동산을 등기부시효취득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1심과 판단 이유는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B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는 1심과 결과는 같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A씨 등 4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이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소송(2016다24842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부동산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며 "이 같은 사실을 조사했다면 처분권한이 없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없이 매수했다면 그 부동산 점유에 대해 과실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D씨와 B씨의 친족관계 등으로 비춰볼 때 B씨는 D씨에게 처분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B씨의 부동산 점유가 무과실 점유라고 판단한 원심은 등기부취득시효 요건인 무과실 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매수
소유권
매도
등기부취득시효
등기
부동산
이세현 기자
2018-02-05
가사·상속
부동산·건축
[판결] "부동산 상속세는 객관적 교환가치 반영된 땅값을 기준으로 해야"
부동산 상속세는 정상적 거래 등에 의해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치가 반영된 땅값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상속인들이 신고한 금액이 낮아 세무서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규정된 방법으로 공시지가 등을 기준으로 부동산 가액을 다시 평가해 상속세 납부를 고지하더라도 상속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정모씨 등 4명이 "146억원의 상속세 부과를 취소해달라"며 용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상속세부과처분취소소송(2017두756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세무서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규정된 방법에 따라 토지 가액을 산정하는 것은 법문상 요건과 순서가 명시되어 있으므로 자의적이거나 임의적인 해석적용을 초래할 염려가 없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제60조 1항은 상속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을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에 의하도록 함으로써 시가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고, 2항은 '1항의 규정에 의한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고, 수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그 위임에 따른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1항 1호 본문은 시가로 인정되는 것의 하나로 '당해 재산에 대한 매매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거래가액'을 들면서, 단서에서 '그 거래가액이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의 거래 등 그 가액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또 상증세법 제60조 3항은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그 재산의 종류·규모·거래상황 등을 감안해 제61조부터 제65조에 규정된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상증세법 제61조 1항 1호 본문은 토지의 가액에 대해 원칙적으로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의한 개별공시지가로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증세법 제60조 1항은 시가에 의해 상속재산의 가액을 평가하도록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같은조 3항에 따라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방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이 적용되는 것은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하는 것으로 법문상 그 요건과 순서가 명시되어 있어, 자의적이거나 임의적인 해석 및 적용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납세의무자의 재산권 및 사유재산제도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규정이 말하는 '시가'란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 즉 정상적인 거래에 의해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말하는 것이므로, 비록 거래 실례가 있다고 해도 그 거래가액을 상속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는 정상적인 거래로 인해 형성된 가격이라고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아 구 상증세법 제60조 3항 등이 정한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그 가액을 산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정씨 등은 2008년 6월 아버지로부터 서울 광진구에 있는 96만여㎡의 토지를 상속받았다. 이 땅은 부친이 숨지기 전 매매대금을 32억원으로 한 매매계약이 체결됐다가 취소된 적이 있는데 정씨 등은 이 32억원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해 세무서에 신고했다. 하지만 세무서는 "해당 매매계약은 해지된 것이고 매매대금도 적정한 시가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땅값을 공지시가를 기준으로 256억원으로 계산해 신고불성실가산세 등 25억을 더한 146억의 상속세를 납부하라고 고지했다. 정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상증세법 제60조에 '재산의 가액을 현재의 시가로 해야 하고 평가기준을 6개월 전후로 재산에 대한 매매사실이 있는 경우 거래가액을 기준으로 해야한다'고 규정되어 있다"면서 "계약 내용에 따라 토지 시가는 32억원이고, 세무서가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가액을 산정해 과세처분을 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1,2심은 매매금액이 토지의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않았고 토지계약 금액이 여러번 바뀌었던 점 등을 들어 매매계약 대금을 시가로 인정하지 않고 원고패소판결했다.
상증세법
공시지가
상속세
상속
부동산
이세현 기자
2017-08-03
금융·보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단독) 금융기관이 DTI 규정 적용하지 않고 대출했더라도
금융기관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 정책을 따르지 않고 대출을 해줬다가 대출금 회수가 어렵게 됐더라도 곧바로 배임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정부 시책에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배임행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출신청자의 재산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대출채권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대출을 해준 사실이 입증돼야만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DTI는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담보대출을 취급하는 하나의 기준이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A새마을금고 전 이사장 정모씨(변호인 법무법인 소망)의 항소심(2016노3080)에서 1심을 깨고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검찰이 상고를 포기해 그대로 확정됐다. 2006년 4월 참여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투기지역에서 6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신규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DTI 40% 이내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같은해 11월부터는 수도권과 투기과열지구 소재 6억원 초과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DTI를 40% 이내로 적용하기로 하는 등 대상을 확대하고, 새마을금고에 이 같은 DTI 규정을 적용해 대출을 시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정씨는 이를 적용하지 않은 채 대출을 해줬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정부의 DTI 정책에 따른 대출을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정씨는 이에 따르지 않은 채 이사회에 DTI 적용을 배제하자고 제안했고 이 안건이 가결되자, 실무자들에게 "대출할 때 DTI 규정을 적용하지 말고 대출을 해주라"고 지시해 정부의 DTI 정책에 따르지 않은 대출금은 늘어갔다. 그러다 2009년 10월부터 2011년 7월까지 DTI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대출을 해준 29건, 총 21억1800만원에 대한 채권회수가 어렵게 되자 대손상각(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 처리를 했다. DTI를 적용하면 3억원 정도만 대출이 가능했기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5년 7월 정씨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정씨를 기소했다. 1심은 정씨의 행위가 업무상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새마을금고 여신업무방법서는 새마을금고가 대출을 취급할 때 준수해야 하는 DTI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며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DTI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대출을 실행한 것에 대해 시정을 지시하고, 대출 실무진들이 DTI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수차례 건의도 했는데 정씨는 이사회 찬성 결의를 이끌어낸 뒤 실무자들에게 DTI 규정을 적용하지 말 것을 적극적으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나 대출 실무진이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의 담보가치 평가의 적정성에 대해 별도 조사 등을 해 부실채권 발생 방지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며 "정씨가 A새마을금고의 이익과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한 의사로 DTI규정을 위배해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은 채권회수가 곤란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미필적으로나마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DTI 규정을 위반해 대출을 실행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대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생겼다거나 업무상 배임의 죄책을 진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DTI 적용 배제라는 임무위배와 함께 대출 당시 대출채무자의 재무상태, 다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금, 기타 채무를 포함한 전반적인 금융거래상황 등을 종합해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제공된 담보의 경제적 가치가 부실해, 대출을 하더라도 대출채권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어 새마을금고가 손해를 입게 될 상황이고, 그런 사정을 충분히 알면서도 대출을 실행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A새마을금고는 DTI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대출신청인의 신용평가 내용과 LTV(Loan To Value ratio, 주택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인정되는 자산가치의 비율로 담보인정비율이라고도 한다) 등을 고려해 아파트담보대출을 실행했으며 채권들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아 대손상각처리됐다는 사정만 인정된다"면서 "대출신청인의 채무상환능력이 부족하거나 제공된 담보의 경제적 가치가 부실해 대출채권 회수에 문제가 있는데도 정씨가 대출을 감행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새마을금고는 자본금이 저조하고 대출활성 및 당기순이익 증대로 내부건실화와 경쟁력 증대가 절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씨의 DTI 규정 적용 배제 제안은 금고의 이익과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A새마을금고가 DTI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대출건수는 702건에 이르지만 그 중 사고가 발생한 것은 30건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정씨를 변호한 오승원(56·사법연수원 19기) 소망 변호사는 "DTI나 LTV 등 정부 시책들은 은행권에서 선제적으로 위험성 있는 대출을 해주지 말자는 정책적인 요소가 있는 잠정적 기준선이지 그 기준을 반드시 지켜 대출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데, 그것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로 처벌하자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부 시책에 따르지 않았다고 무조건 배임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총부채상환비율
DTI
이장호 기자
2017-08-0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사해행위로 취소된 부동산 다시 제3자에 매각 땐
사해행위 취소로 소유권이 원상회복된 부동산을 채무자가 다시 제3자에게 팔아넘겼다면 채권자가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직접 등기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A사가 B사 등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2015다21798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08년 T리조트는 제주시 일대 토지 778평(2575㎡)을 K사에 팔았다. 그러자 T리조트의 채권자인 A사는 T리조트의 부동산 매각은 책임재산 감소를 불러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며 매매계약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고 2009년 10월 승소했다. 이에 따라 이 토지의 소유권은 T리조트로 다시 돌아왔고 등기도 원상회복됐다. 그런데 T리조트는 자기 명의로 등기가 회복되자 이 토지를 다시 B사에 팔았고, 이후 토지는 순차적으로 C사, D사로 넘어갔다. A사는 2012년 9월 T리조트를 상대로 134억원의 지급명령을 확정 받았다. 이후 2014년 2월 "T리조트의 부동산 매각은 무권리자의 처분행위로서 무효이며 B,C,D사에 대한 이전등기도 모두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부동산매매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수익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돼 채무자의 등기명의가 회복되더라도, 그 부동산은 취소채권자나 민법 제407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될 뿐, 채무자가 직접 그 부동산을 취득해 권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채무자가 사해행위 취소로 그 등기 명의를 회복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더라도 이는 무권리자의 처분에 불과해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채무자로부터 제3자에게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나 이에 기초해 순차로 마쳐진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모두 원인무효의 등기로서 말소돼야 하는데, 취소채권자나 민법 제407조에 따라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도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위해 원인무효의 등기 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1,2심은 "A사는 B사 등에 대한 말소등기청구권을 직접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A사에 패소 판결했다.
사해행위취소
소유권
원상회복
부동산
채무자
제3자
소유권이전등기
민법
신지민 기자
2017-03-23
부동산·건축
형사일반
[판결] 경매 숨기고 임대차 계약… 보증금 빼돌린 건물주, 1심서 징역 3년
건물이 경매에 넘어간 사실을 숨기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세입자들의 보증금 5억여원을 빼돌린 건물주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강산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모(60·여)씨에게 최근 징역 3년을 선고했다(2015고단6733). 김 판사는 "김씨는 경매 진행 사실 등이 알려지면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것을 염려해 인터넷 카페나 전단지 광고를 통해 직거래를 유도했다"며 "학생이나 사회초년생 등 세상 물정에 밝지 못한 피해자들의 신뢰를 이용해 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세하고, 등기부 등본을 보여달라는 피해자에겐 경매 내역을 지운 등본을 보여주는 등 적극적으로 속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다수인데다 피해금액까지 큰 데도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14년 2월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서울 동작구 원룸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는데도 이 사실을 숨긴 채 A씨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같은 해 9~10월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임차인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려 이를 보고 연락한 B씨와 같은 수법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고 보증금 4000만원을 받는 등 지난해 4월까지 12회에 걸쳐 세입자들로부터 5억1900여만원의 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당시 김씨가 소유한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17억5000여만원이었지만 근저당권이 총 18억1000만원이었고 임차인들의 임차보증금이 4억여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김씨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세입자들을 속여 보증금을 받은 뒤 이 돈을 '돌려막기'식으로 이전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지급하거나 개인 빚을 갚는데 쓴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은 결국 경매로 넘어갔고, 세입자들은 대부분 보증금을 한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건물 소유자가 진행 중인 경매사실을 알리지 않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받은 경우에는 임차인이 등기부 등본 등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사기죄는 성립한다"며 "임차인들도 안전한 부동산 거래를 위해서는 부동산 중개인을 통하거나 직거래라도 반드시 등기부를 확인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차
경매
사기
보증금
임대차계약
등기부등본
부동산
이순규 기자
2016-08-09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취득세 등 7300만원인데 740만원으로 잘못 알려준 공인중개사…
구입하는 전원주택이 중과세 대상인 고급주택에 해당하는데도 공인중개사가 반대로 알려줘 예상치 못한 고액의 세금을 추가로 낸 경우 공인중개사는 매수인에게 추가로 낸 세금은 지급할 의무가 없지만 위자료는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단독 박혜선 판사는 A씨 부부가 공인중개사 B씨와 서울보증보험,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134106)에서 "B씨는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부동산중개업자와 중개의뢰인의 관계는 민법상의 위임관계와 유사하므로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조사·확인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며 "A씨 부부가 구입한 전원주택은 중과세 대상인 고급주택으로 매매대금의 약 13%를 취득세 등으로 부담해야 하는데도 B씨는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에 '취득시 부담할 조세의 종류·세율'을 잘못 기재해 세율에 대한 확인·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 부부가 B씨의 잘못된 설명으로 인해 추가로 부담하게 된 세금 전체를 재산상 손해액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A씨 부부가 최종 납부한 7300여만원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법률상 당연히 납부해야 하는 세금으로 중개행위상 과실과 인과관계가 있는 재산상 손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실제 납부한 세액과 잘못 설명된 세율에 의한 차액 6500여만원은 매매대금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이지만 2015년을 기준으로 해당 주택의 가격이 6억3600만원인데 매매계약에서 정한 매매금액 5억7500만원은 그보다 6000만원 이상 저렴했던 점 등에 비춰보면 B씨의 과실이 없었더라도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B씨가 세율을 잘못 설명해 A씨 부부가 매수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와 고액의 세금을 납부해야 함을 이유로 추가협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점 등은 인정된다"며 "A씨 부부가 이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해 B씨는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B씨가 서울보증보험,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중개행위 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공제계약을 각각 체결하긴 했지만 A씨 부부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보상 범위에 속하지는 않는다"면서 서울보증보험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A씨 부부는 2015년 5월 B씨를 통해 경기도 용인의 한 전원주택을 매입했다. B씨는 매매계약 당시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를 작성하면서 '취득시 부담할 조세의 종류 및 세율'란에 '취득세 1%, 농어촌특별세 0.2%, 지방교육세 0.1%'라고 기재했다. 이에 따르면 A씨 부부가 납부할 세금은 740여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주택은 지방세법 제13조 5항 3호에 따라 중과세되는 고급주택으로 A씨 부부는 취득세 6500여만원, 농어촌특별세 640여만원, 지방교육세140여만원 등 총 7300여만원을 납부해야 했다. 이에 A씨 부부는 B씨가 세율을 잘못 설명해 세금을 추가로 납부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부동산
설명의무
선량한관리자주의
위임관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보증보험
공인중개사
취득세
이순규 기자
2016-07-18
부동산·건축
[판결] 부동산 중개와 별도로 ‘컨설팅 계약’ 체결 했어도
부동산 중개와 별도로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 업무가 부동산 중개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면 부동산 중개 행위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비자가 만약 컨설팅료 명목으로 법정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상한을 넘는 돈을 지급했다면 부당이득으로 반환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은 A사가 B컨설팅 회사를 상대로 "컨설팅 수수료로 지급한 2억200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16다20650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B사 소속 공인중개사들은 2012년 서울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A사 대표에게 부동산 중개와 함께 컨설팅을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A사의 부동산에는 여러 개의 근저당권과 압류, 가등기가 설정 된 상태로 임의경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A사는 경매를 무마하는 동시에 부동산을 최적의 조건으로 팔고 싶어 B사의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A사는 B사에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1억1000만원, 컨설팅 수수료로 2억2000만원을 줬다. A사는 B사의 중개에 따라 15억원을 받고 임의경매가 진행되던 부동산을 다른 부동산과 교환했지만 이후 B사가 부동산 중개 외에 별다른 컨설팅을 해준 것이 없다며 컨설팅료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B사가 A사 임원들로부터 매각 동의를 받고 교환가액을 조율한 것은 전형적인 부동산 중개행위에 해당하고, B사가 A사의 채무를 대납하고 경매를 정지시킨 행위 등도 부동산 중개의 부수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임대수익을 분석해주고 세무상담을 해 준 내용도 부동산의 일반적인 현황이나 간단한 세무상식에 불과해 B사가 부동산 중개와 별개인 권리분석이나 세무상담에 관한 컨설팅 용역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이 사건 부동산에는 수개의 근저당권, 압류, 가등기가 설정된 상태로 임의경매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A사로서는 경매를 무마하는 동시에 이를 최적의 조건으로 매도하여 수익을 얻을 의도로 일반적인 중개계약이 아닌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다. 부동산 중개 법정수수료율은 '매매·교환은 거래가액의 0.15~0.9% 이내, 임대차는 0.15~0.8% 이내'로 규정돼 있다. 이 범위 내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로 구체적인 수수료율을 정한다. 수수료 상한을 넘는 수수료를 받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2007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2005다32159)을 통해 "중개수수료의 한도를 초과하는 수수료를 받지 못하도록 한 부동산중개업법 관련 법령은 중개수수료 약정 중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사법상의 효력을 제한하는 이른바 강행법규에 해당하고 그 한도를 초과하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약정은 그 한도 초과 범위 내에서 무효"라고 밝혔다.
부동산중개
컨설팅계약
중개행위
부동산
부당이득
중개수수료
부당이득금반환소송
신지민 기자
2016-07-04
헌법사건
헌재 "부동산 중개수수료 상한 설정 합헌"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상한선을 공인중개사법으로 규정한 것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공인중개사 채모씨 등이 "공인중개사법 제32조 4항, 제33조 3호 중 '중개보수에 관한 부분'은 직업수행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5헌마248)에서 최근 합헌 결정했다. 관련 조항들은 주택의 중개에 대한 보수와 실비의 한도를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특별시·광역시 등의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사례·증여 그 밖의 어떠한 명목으로도 이 한도는 초과하는 보수 또는 실비를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헌재는 "법정중개보수제도를 두고 있는 목적은 일반 국민에게 부동산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광범위한 기회를 부여하고 공정한 부동산거래질서를 확립해 국민의 재산권 보호에 기여함과 아울러 국민생활과 국민경제의 안정 및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며 "법정중개보수를 초과해 금품을 받은 개업공인중개사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도록 규정한 것은 이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 세무사, 공인회계사, 관세사, 변리사, 건축사, 수의사, 행정사, 공인노무사 등의 보수에 관하여 종전에 규정하고 있던 법률규정이 1999년 2월 모두 삭제돼 변호사 등의 보수가 자율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변호사 등의 업무와 부동산중개업무는 직역 및 처리업무의 성격이 다르다"며 "입법자는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제도의 단계적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므로 입법자가 전문직종의 보수자율화 시책에서 부동산중개업무를 제외했다고 해서 변호사 등에 비해 자의적인 차별을 한 것이라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중개수수료
부동산
공인중개사법
중개보수
법정중개보수제도
부동산거래질서
공인중개사
온라인뉴스팀 기자
2016-06-03
부동산·건축
조세·부담금
[변호사 승소열전] ‘처분신탁’ 활용 매입 부동산… 취득세율은 3%
법무법인 세종 조세팀이 부동산 취득을 위한 신탁에도 일반 부동산 취득세율보다 1%p 낮은 3%의 취득세율이 적용된다는 판결을 이끌어내 화제다. 합리적 근거 없이 납세자에게 유리한 법령을 축소해석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A사는 2012년 사옥 건립을 추진하면서 '처분신탁제도'를 활용해 부지를 사들였다. 처분신탁은 규모가 큰 부동산이나 권리관계가 복잡해 매매과정이 어려운 부동산을 신탁회사가 맡아 적정한 수요자를 발굴해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신 처분해 주는 제도다. A사는 신탁회사를 통해 사옥 부지를 매입한 다음 자진 신고하면서 세율 3%를 적용해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가산세 등 11억9300여만원을 서울시에 납부했다. 구 지방세법 제11조 1항 4호(2014년 1월 1일 삭제)는 '신탁법에 따른 신탁재산인 부동산을 수탁자로부터 수익자에게 이전하는 경우의 취득'에는 일반적인 부동산 취득에 따른 취득세율인 4%보다 낮은 3%의 취득세율을 적용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국세청 등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2015년 4%의 세율을 적용해 과소신고 취득세 등 4억500여만원을 납부하라고 A사에 통지했다. 국세청은 2011년 10월 구 지방세법이 신탁에도 낮은 세율을 적용하도록 한 것은 신탁이 혈연관계에 의한 상속취득과 같이 신탁설정자와 신탁수익자 간의 '특별한 신임관계'에 기반한 것이므로 비슷한 신뢰관계에 기반한 다른 유형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조치이기 때문에 위탁자와 수익자 간의 '특별한 신임관계'가 인정되지 않을 때에는 낮은 세율을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는데, 서울시는 A사가 맺은 신탁계약은 위탁자와 수익자 사이의 특별한 신임관계에 기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A사는 반발해 서울시를 상대로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5구합70683)을 냈다. A사를 대리한 세종 조세팀은 구 지방세법의 개정연혁과 신탁제도의 의의 등을 설명하며 "과세관청인 서울시의 입장은 합리적 근거 없이 납세자에게 유리한 법령을 축소해석하는 것으로서 조세법률주의 위반"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재판부를 설득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최근 "서울시는 A사에 대한 취득세 등의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해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구 지방세법 조항이 신탁의 유형 내지 종류를 제한하고 있지 않는데도 서울시는 '특별한 신임관계'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납세의무자의 예측가능성을 침해할뿐만 아니라 신탁제도의 활성화라는 해당 조항의 입법취지에도 반한다"며 "이 사건 신탁계약 결과가 부동산 매매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되더라도 신탁계약을 매매계약을 볼 수는 없는 점, 법원이 이 사건 조항에 관한 행정청의 유권해석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A사에 3%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항소를 포기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소송을 이끈 세종 조세팀의 정종채(43·사법연수원 32기·사진 왼쪽), 우도훈(39·40기·오른쪽) 변호사는 "조세법률주의에 부합하지 않는 과세관청의 잘못된 유권해석을 법원이 바로잡은 의미있는 판결"이라며 "2014년 1월 1일 지방세법 개정 이전에 신탁 부동산을 수탁자로부터 수익자에게로 이전하고 과세관청의 잘못된 유권해석에 따라 4%의 세율을 적용해 취득세 등을 신고·납부한 기업이나 개인은 경정청구를 통해 과다납부한 취득세 등을 환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세종
부동산
취득세
조세법률주의
세금
처분신탁제도
신지민 기자
2016-03-24
6
7
8
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접수 2년 사건 법원장 재판 첫 선고
판결기사
2024-06-15 05: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부동산노동
현행 연명의료중단제도의 개선 방향
성중탁 교수 (경북대 로스쿨)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